나의 이야기

고마운 문명 利器

일러무삼 2011. 10. 28. 09:10

 

 

고마운 문명 利器



밤마다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을 하다 고장이 나니 엄청 시리 갑갑한데


예날 사람들은 동지섣달 기나긴 밤을 호롱불 밑에서 무얼 하며 지냈을꼬

 

 

이 세상이 이렇게까지 좋아질 줄 몰랐던 예날 사람들은 불쌍키 그지없다



2011.10.26.





e메일 태블릿PC ATM… 족집게도사 따로 없네 - 원호섭 기자 - 동아닷컴(2011.10.28.)


     

․ 1980년 동아일보 연재 ‘김정흠 교수가 내다본 2000년대’ 얼마나 들어맞았나

 

김정흠 교수


“오전 8시 30분. 구보 씨는 컴퓨터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잠을 깼다. 오늘은 재택근무 하는 날이라 늦잠을 잤다. TV를 켜고 책상에 앉으니 회사에 출근한 상사의 얼굴이 나타났다. 오늘 할 일에 대해 지시받고, 검토해야 할 보고서를 팩스로 수신했다. 보고서 작성은 회사에서 지급한 400만 원짜리 워드프로세서로 하면 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에 있는 자동화기기(ATM)로 부모님께 용돈을 송금했다. 버스에서는 손바닥 크기의 초소형 TV ‘초워크맨’으로 뉴스를 시청했다. 오후에는 애인을 만나러 가야 한다. 깔끔한 옷을 챙겨 입고 ‘전자향수조제기’를 이용해 샤넬 향의 향수를 만들어 옷에 뿌렸다.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챙겨들고 카드 열쇠로 문을 잠근 뒤 집을 나섰다.” 구보 씨의 하루다. 구보 씨의 하루는 1세대 물리학자이자 과학대중화에 앞장섰던 고 김정흠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1927∼2005)가 1980년 11월 3일부터 1982년 5월 8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한 90편의 칼럼 ‘서기 2000년 미리 가 본 미래의 세계’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놀랍게도 ‘뭘 말하고 싶은 거야’라고 물을 정도로 요즘 사람들의 일상과 별다를 것 없어 보인다.》


1980년에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컴퓨터가 회사와 연구소 등에서나 볼 수 있는 기계였다. 컬러 TV도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지금은 골동품 가게에서나 볼 수 있지만 당시에 획기적인 제품으로 각광받았던 소니의 휴대용 카세트리코더인 ‘워크맨’이 개발된 지 1년 정도 된 시점이다.


○ 버스에서 TV 보고, e메일 보내고

 

‘서기 2000년 미리 가 본 미래의 세계’는 우리나라의 1세대 물리학자인 고 김정흠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1980년 11월 3일 부터 1982년 5월 8일까지 90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이다.

 [속보] 라식/라섹 49만원? 최저가! 이혼녀가 말하는 남편들의 거짓말1980년대에 살던 과학자가 예측한 2000년대의 모습은 흥미롭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일부는 이미 2000년이 되기 훨씬 전에 등장했고, 일부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상용화되지 않았다.


전자오븐(전자레인지)이 가정에 보급되고 은행에 가지 않고도 ATM을 이용해 돈을 이체하거나 인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TV를 볼 수 있는 ‘초워크맨’은 휴대전화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연상시킨다. 현금이 없어도 지불이 가능한 ‘전자통화제’는 현재의 신용카드와 일치한다. 007가방을 열면 영상통화와 문서작업이 가능한 액정화면이 나타나고 키보드를 이용해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휴대용 영상전화기’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와 비슷하다.


김 교수는 당시 이 기술이 203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보통신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이미 사용하고 있다. 경찰수사 기록과 대입시험 성적의 전산 관리, e신문(인터넷 신문)의 활성화, 개인용 무선 휴대전화기도 2000년 전후로 모두 이뤄졌다.


○ 융합 트렌드는 읽지 못해


하지만 개인 PC, 인터넷, 휴대전화의 융합 등을 예측하지 못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것도 보인다. 팩스를 이용해 직접 서류가 오고가는 ‘전자우편’, 가정용 유선 전화기와 연결해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전자 전화부’ 등이 대표적이다. TV와 전화선, 컴퓨터를 연결해 다양한 지식을 전화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자도형정보망 장치’는 웹의 발달로 개인용PC 한 대로 구현할 수 있다. 원하는 음악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판매하는 ‘카세트 자판기’는 2009년도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디지털 음원의 출현과 MP3플레이어의 개발로 이름만 남게 됐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도 있다. 2000년대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휴대용 전자향수 조제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화합물을 섞어 원하는 냄새의 향수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장비다. 압축공기와 액체 증발을 이용해 캔 음료의 뚜껑을 여는 순간 급속 냉각으로 음료를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즉석 냉동 깡통주스’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고 시제품도 나왔지만 비용 등 문제로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 과학 기반 예측으로 미래의 토대 마련


과학기술자들이 미래의 과학기술을 상상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가 칼럼을 연재하기 9년 전인 1971년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당시 저명한 과학자들과 함께 ‘서기 2000년의 한국에 관한 조사연구’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2000년경이면 무인공장, TV 강의, 전화와 컴퓨터를 이용한 종합통신망이 형성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발전 비중이 70%를 차지한다거나 연안 대륙붕에서 석유가 발견되고 태아의 성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등은 빗나갔다.


임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기술예측센터장은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현실에서 다양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고 실제로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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