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매화 이야기 - 펌

일러무삼 2015. 3. 5. 17:01

매화 이야기



古梅(선암사, 수령 600년)



옛날, 어떤 부자가

전국의 유명한 절을 찾아다니며 불공을 드렸다. 
그러다가 한 선비를 만나 오랫동안 같이 절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함께 다니는 사이에 정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헤어질 때에는 서로 몹시 서운해 하다가 

부자는 선비에게 자신의 딸을 며느리로 삼아달라고 부탁했다.

선비는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그런데 선비가 집에 와서 보니 아들이 병이 들어 죽고 말았다. 
슬픔에 겨워 선비는 부자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자의 딸이 갑자기 선비를 찾아왔다.

선비는 당황했으나 아들이 죽은 사실을 그대로 말해주며 
아버지들끼리의 약속은 없던 일로 하고 그만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부자의 딸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정해준 낭군인데 낭군이 죽었다고 해서 마음을 돌릴 수는 없으니

낭군을 그리며 평생 시부모님을 모시겠다고 했다.

선비는 한사코 말렸으나 처녀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선비는 그 처녀를 며느리로 맞아들였다.

처녀는 시부모를 정성으로 모셨고 오래지 않아 시부모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혼자 남은 며느리는 스스로 머리를 깎고서

남편이 생전에 심어 놓았다는 매화나무 곁에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중이 되었다.

봄이 되자 매화가 활짝 피었다. 
며느리는 꽃을 보면서 탄식했다.

"님은 가고 없건만, 너 홀로 피어 향기를 뿜는구나.

너를 보고 있으면 슬픔을 달랠 길이 없으니 이제 그만 피었으면 좋겠다." 

 

다시 봄이 왔다.

이상하게도 그 해에는 매화가 피지를 않았다. 
매화가 피지 않으니 오히려 더 슬펐다.

며느리는 탄식을 하고 울며 말했다.

"매화야, 꽃을 피워라!

네가 피어 있는 동안은 너를 내 낭군인 듯 바라보리라!" 
매화는 그 이듬해 봄부터 다시 꽃을 피웠다고 한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이다.




梅花


氷姿玉骨

世外佳人


雪中高士

雪中君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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