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좋은 시를 쓴다는 것과 잘 사는 것

일러무삼 2011. 8. 17. 18:58

 

좋은 시를 쓴다는 것과 잘 사는 것



산다는 건

참 어려운 노릇이다

유별나게

잘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노릇이다


시를 쓴다는 건

꽤 힘든 작업이다

뛰어나게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작업이다

 

 

 

2011.08.28.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 2

 / 정동재| 詩 창작에 대하여(2004.05.21.)



시적 고정관념을 탈피합시다.

시의 가장 큰 덕목은 자유입니다. 자유의식이 없으면 시가 아닙니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써 내려 간다는 것, 기성의 상식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시 속에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삭제해 봅시다.


시적 대상을 설정함에 있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 속성을 묘사하는 실물시 보다는 더 큰 우주적, 인생론, 존재론에 입각하여 시를 써 봅시다. 시의 종착역은 느낌입니다. 시는 감동성의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바라본다면 시는 전문성이 강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전에 제가 시에는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치고 퇴고해서 시적 완성도를 높이는 길 밖에 없습니다. 시의 생명성은 시간성에 있습니다. 시를 쓰실 때는 자부심을 가지고 각자만의 색깔로 써보세요. 시간성이란 현재가아니라 먼 훗날 내려질 평가를 말하기도 합니다. 현존하는 시인들의 시는 현재의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전 봅니다. 진정한 평가는 후대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지게 된다고 전 생각합니다.


수많은 시인들이 피고 사그라졌지만 현대시의 발생이후 과연 몇 분이나 대중 속에 뿌리를 내려 알려져 있습니까? 그들 또한 그 시대에 이름이 알려진 유명 시인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뛰어난 시심으로 천부적인 시적 전개로 이름을 떨친 시인들도 있습니다만 대게는 당대에 내려진 평가는 잊히고 후대에 내려진 평가만이 진정한 평가로 남아 있는 거죠. 예를 한번 들어 볼까요? 저 거장 김소월 시인도 젊은 나이에 시집한권 내지 못한 채 그 시대에는 주목받지 못하던 시인에 불과 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연유에서 스스로 목숨을 놓았는지 모르지만 그의 사후에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모아 유고집이 나오면서 서서히 대중들에게 알려져 사후 평가를 받게 이르렀던 것이죠. 그 결과 어떻습니까? 지금 현대에 김소월의 문학사적 발자취와 그의 시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됩니까? 그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됩니까? 그런 관점에서 시의 시간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몇 천 년이 지나도 살아남은 시를 써 보세요. 느긋한 마음으로 시를 공부하고 써 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성숙될 여러분의 시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여러분이 써는 시에 대해 그 누구도 감히 평을 할 순 없습니다. 단지 시의 기본적인 이론과 시 쓰는 방식에서 좋은 시를 쓰는 방법을 조언 드릴뿐입니다.


어느 문학 동인에 잠시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회원의 시를 놓고 서로 품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남의 시를 자기 스타일대로 고치도록 요구하다 옥신각신 싸우는 모습, 급기야 멱살잡이까지 하는 모습을 보곤 전 기겁을 하고 두 번 다시 그 모임에 나가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시를 평하는 것은 그런 방법으로 해선 안 되죠. 설사 그 시가 부족하다 손 치더라도 좋은 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조언과 상의 하는 것만으로 그 역할을 다했다고 전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행위야 말로 그 들의 시적 사고를 방해하는 요소로 다가설 수밖에 없는 것이죠. 방향제시 자신의 의견 발표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새어 버렸네요. 다시 돌아와 이야기 해보죠.

시에서는 서론 본론 결론이 없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그러하다는 등식의 표현도 있을 수 없습니다. 시에서는 주제라는 표현보다는 의미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써 내려 가는 연습을 해 봅시다. 막히지 않은 시 자유로운 시를 추구해 봅시다. 시를 써내려 가다보면 덜컥 하고 벽에 부딪치는 행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벽에 부딪친다면 읽는 독자도 그 부분에서 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버릴 건 과감히 버립시다. 아깝다고 생각하다 이것저것 다 시속에 품어 놓다 보면 시의 분위기는 아주 무겁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를 쓰는 사람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건 감동과 쾌감 그리고 자유입니다, 사고의 자유로움을 독자에게 선사합시다. 내용보다는 느낌이 다가올 수 있는 시를 써 봅시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선 이런 것들에 항상 유의 하셔야 함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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