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운

폭설과 대나무 조금만 미틀어도눈의 무게를 못 이기고부러진다 우지직우지직  2024.11.30.

밤 동지섣달 기나긴 밤화롯불에 밤을 구워 먹으며할매의 옛날 이바구에 스르르 잠이 든다  2024.11.30.

겨울을 만난 가을 가라고가라고 해도안 가고 꾸물대더니만바로 코앞에서 맞닥뜨린몹시 수줍어하는 가을  2024.11.29.

첫눈 첫눈은 대개 비가 눈으로 바뀌어 조금 오다 마는  법인데올겨울은 예외적으로 첫눈이 첫눈에 반할 만큼 대설이라  2024.11.27.

겨울이 왔다 없는 사람들을 얼마나 울리려고12월도 되기 전에동장군이 벌써부터 대기하고 섰나  2024.11.29.

홍시 서울 사는 손자가 방학 때 내려오면 줄려고 독에 감춰 두었다 꺼내놓는 터질 듯한 고향의 맛  2024.11.29.

노그름한 죽 죽은 모름지기묽어도 안 되고되도 안 된다물기가 째작해야 한다  2024.11.29.

가을비와 은행잎 11월도 막바지에 접어들자만추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은행잎도 아직 다 안 떨어졌는데비가 눈이 되어 겨울을 재촉한다  2024.11.28.

가을을 타나 봐 이상하게 밥맛이 없고우울하고옛날이 그립고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고  2024.11.28.

쌍화차 한 잔 되기 추울 땐 따끈한 물 한 모금도 몸을 녹이는데 도움이 된다계란 노른자 동동 띄워주는 옛날 다방 쌍화차면 더 좋고  202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