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상실 개념상실 고목나무에 매미가 앉아 있고 국화꽃에 똥파리가 앉아 있고 대머리선생과 말괄량이여학생 갈비씨 남편과 배불뚝이 부인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라 할까 개밥에 도토리라고 해야 할까 핫바지 입고 자전거 탄다든지 하이힐 신고 등산을 간다든지 2011.11.25. 시 2011.11.26
낙엽들의 群像 낙엽들의 群像 일순간 불타는 열병을 앓다가 한평생의 생을 마감하고 나서 가을비에 젖은 무거운 몸으로 길가에 갈之字로 누워 있느냐 천당으로 가고 싶어 그러느냐 지옥에도 가지 못해 그러느냐 불 태워 하늘나라로 보내든가 고이고이 묶어 땅속에 묻든가 겨울이 와 눈이 내리.. 시 2011.11.11
철길의 운명 철길의 운명 남녀 간에 뿐만 아니라 同性 간에도 궁합 이라는 게 있다 가까운 사이면서도 不可近不可遠으로 지내는 사람이 많다 지평선 끝까지 같이 가주는 동료가 있어 외롭지는 않지만 엎어지면 코다일 거리에다 두고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니 2011.11.11. 시 2011.11.10
難兄難弟로다 難兄難弟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지만 머리가 2개 달린 뱀은 어디로 가나 왼쪽 뇌는 오른쪽으로 가자고 하고 오른쪽 뇌는 왼쪽으로 가자고 하고 스킨십 할 때 몸을 스칠 수도 없고 헤어질 때 갈라 설 수도 없으니 원 2011.11.11. 시 2011.11.10
불쌍한 은행나무 불쌍한 은행나무 달갑지 않은 손님을 맞이하듯 가을비를 추적추적 맞고 설랑 은행이란 은행은 제다 털리고 옷이란 옷은 홀라당 벗겨지고 감기라도 걸리면 어떻게 하며 한겨울엔 추워서 어떻게 사나 2011.11.09. 시 2011.11.09
한 많은 남한강 줄기 한 많은 남한강 줄기 아우라지에 뗏목을 띄우고 정선아리랑을 부르며 驪江에 황포돛대를 띄우고 山川境界를 유람하며 산골짜기를 돌고 돌아 兩水里에 다다라 보면 두물머리는 알고 있다 旅程의 비애와 희열을 2011.11.03. 시 2011.11.03
그리움이 쌓여 그리움이 쌓여 그리움이 쌓여 비라도 뿌린다면 우산을 펼쳐 들고 뛰쳐나가리라 그리움이 쌓여 눈이라도 내리면 누군가를 한 없이 그리워하리라 그리움이 쌓여 꽃으로 피어나면 보고픈 이에게 문자를 보내리다 그리움이 쌓여 단풍으로 물들면 그리던 임에게 편지를 쓰고프다 2011... 시 2011.11.03
가을 편지 가을 편지 나뭇잎들은 초가을부터 시작하여서 中秋 晩秋로 가면서 짙게 물드는데 노란 은행나무 단풍이 있는가 하면 새빨간 립스틱을 칠한 단풍도 있다 곱게 늙은 사람이 곱상해 보이듯이 곱게 물든 단풍잎은 예쁘기만 한데 못 생긴 사람이 얼굴을 찡그리듯이 우중충한 단풍잎도 더러 끼여 있다 2010.1.. 시 2011.10.25
人生無常Ⅰ 人生無常Ⅰ 겨울이 지나면 도사리가 다시 살아나듯 우리네 인생도 되살아나면 오죽 좋으랴 겨울이 지나면 봄은 또다시 돌아오지만 우리네 인생 궤도는 순환열차가 아니다 엊그제 새벽에 첫서리가 내려 가지고서 호박잎이 하루 사이에 폭삭 꼬꾸라졌다 숨만 붙어 있지 식물인간과 다름없으니 어느 날.. 시 2011.10.20
만남과 여행 만남과 여행 태어나서 부모와의 相見과 바깥출입 학교에서 또래와의 사귐과 집안왕래 직장에서 동료와의 우애와 업무수행 천생연분 반려자와 만남과 인생열차 늙어가며 병마와의 싸움과 통원치료 하늘나라 별들과의 해후와 시간여행 2011.10.19. 시 2011.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