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와 수리온 단풍나무와 수리온 수많은 헬리콥터를 달고 사는 단풍나무와 감기를 노다지 달고 사는 노인네는 이웃에 살고 있다 한국형 헬리콥터 수리온은 성능이 매우 뛰어난데 단풍나무도 風媒花라 씨를 퍼뜨리는데 능하다 2013.05.22.(수리온 실전 배치한 날) 시 2013.05.26
으름덩굴 추억 으름덩굴 추억 여름을 시원하게 나고 싶어 현관 입구에다 으름덩굴을 올려놓고 소쩍새 우는 밤이면 한 잔 하고 돌아와 으름덩굴꽃비를 맞으며 비바람과 햇빛이 맺어준 으름을 한입 깨물어 배어먹고 싶었었지 2013.05.22. 시 2013.05.26
며루치가 된 아부지들 며루치가 된 아부지들 팔딱팔딱 뛰다 그물에 걸려 붙잡혀 뜨거운 김에 쪄졌다가 말려진 후 포장되어 여인네들 손에 팔려나가서 국물을 우려내고 나면 사정없이 버려지는 며루치 2013.05.15. 시 2013.05.15
광대나물의 지혜 광대나물의 지혜 인기 없는 단식무대에서 춤추며 살아가는 광대이며 누구 하나 눈여겨보지 않는 코딱지지만 개미가 좋아하는 냄새를 풍겨 개미들로 하여금 씨를 퍼뜨리게 하는 꾀를 지녔다 2013.05.11. 시 2013.05.15
산도화 山桃花 산골짜기에 깊이 숨어 살면서 제 홀로 피어있는 산복숭아꽃 분홍빛 치마저고리 요염하고 귀엽구나 누구를 꾀려고 몸단장을 하였을까 가는 봄을 붙잡아두려 하였음일까 드러내지 않는 속내를 알아차릴 길이 없구나 2013.04.30. 시 2013.05.15
보면 믿는다 보면 믿는다 몸이 없으면 아무 것도 없는 게다 사물을 봄으로써 사고가 생겨난다 몸이 일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다 눈이 보배다 보고 배운다 안 보이면 믿을 수가 없다 신이 안 보이니 못 믿는다 2013.05.05. 시 2013.05.11
콧등치기국수 콧등치기국수 메밀로 국수를 만들면 메밀국수 메밀국수가락을 비벼먹으면 비빔막국수 메밀국수가락을 동치미국물에 말아먹으면 물막국수 메밀반죽을 홍두께로 민 다음 칼로 썰어서 삶아먹으면 메밀칼국수인데 이때 뜨거운 육수와 함께 후루룩 후루룩 먹으면 콧등을 치므로 콧등치기.. 시 2013.05.02
생초 늘비식당 어탕국수 생초 늘비식당 어탕국수 시장 골목 안에 있어 처음 가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11시부터 문 여는데 11시도 되기 전에 자리가 꽉 찬다 밑반찬은 깍두기와 배추김치 딸랑 두 가지 뿐이다 서비스 안주로 피리튀김이 나와 소주 한잔하기 안성맞춤이다 걸쭉한 국물에 말은 국수 가락에 젓가락이 .. 시 201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