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라고 다 같은 달일까 달이라고 다 같은 달일까 한가로이 정자에 올라 구름 사이로 보는 달이 눈물을 훔치면서 보는 달과 같을 수가 없듯이 가족들과 둘러앉아 함께 보는 달이 객지에서 혼자 보는 달과 다르듯이 서라벌에 비추이는 달은 빙그레 웃고 있고 사비성에 비추이는 달은 우수에 젖어 있다 신라의 달은.. 시 2012.06.06
서산마애불 서산마애불 서산마애삼존불은 백제의 사람들과 물자가 태안반도를 거쳐 수도 부여로 모여드는 길목에 서서 발가락을 다 드러내 놓은 채 백제 멸망의 한을 속으로 삭이면서 온화한 미소로 길손들을 맞이하고 있다 2012.05.28. 시 2012.06.04
철쭉꽃 철쭉꽃 분홍저고리에 연둣빛치마를 받쳐 입은 철쭉꽃은 연분홍원피스를 입은 진달래꽃에게 봄이면 봄마다 일등을 빼앗기지만 싫은 내색을 한 번도 하지 않는 순진무구한 촌색시다 2012.05.14. 시 2012.05.14
상원사 동종 비천인 상원사 동종 飛天人 비행기가 없던 시절에도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을 가졌던 신라인들은 어떻게 하면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비파와 생황을 연주하면서 하늘거리는 날개옷을 입고 헤엄치는 모습을 상원사 동종에 아로새겼다 2012.05.14. 시 2012.05.14
우리의 길 우리의 길 우리는 어디로 부터 왔으며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산으로 가고 있는가 바다로 가고 있는가 산으로 가도 하늘과 맞닿아 있고 바다로 가도 하늘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과연 하느님을 만나볼 수 있을까 힘이 들어 중도에서 주저앉고 말 것인가 2012.04.20. 시 2012.04.23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봄날이라고 안 갈 손가 여름이라고 안 올 건가 여간해선 올 것 같잖던 봄날이 벌써 가고 있다 사랑 했던 여인도 가고 좋아 했던 남자도 가고 모두들 멀리 가고 없다 눈에서 멀어 지고 없다 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만발 했던 벚꽃도 지고 2012.04.19. 시 2012.04.23
무릉도원 무릉도원 어딜 봐도 봄이라 무릉도원은 지금 한창때일 터 어딜 가야 별천지 무릉도원을 찾아갈 수 있을까 눈을 닦고 보아도 무릉도원은 찾을 수 없었는데 꿈을 꾸고 나서야 무릉도원을 노닌 줄 알았노라 2012.04.12. 시 2012.04.12
히어리 히어리 자네 히어리 라고 들어봤는가 아니 자네 히어리도 모르는가 히어리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남원 북쪽근방에 히어실마을이 있다네 해(年)여리(開)의 전라도사투리이라네 15리마다 핀다고 시오리라고도 한다네 2012.04.11. 시 2012.04.11
땅두릅나물 땅두릅나물 오늘 아침 손가락에서 입으로 알싸하게 배어드는 봄 냄새에 흙냄새가 더해진 고향의 냄새가 입안에 가득 한참동안 머물다 갔다 2012.04.01. 시 2012.04.01
봄이 왜 안 오나 봄이 왜 안 오나 봄비가 몇 번이나 왔는데도 봄은 이다지도 더디게 오나 보기 싫은 사람이 막아서서 동장군이 무서워서 안 오나 봄바람 타고 남몰래 와서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더나 길동무 할 친구가 없다거나 타고 올 차가 없어 못 오나 2012.03.26. 시 201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