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필 때 매화가 필 때 산마루엔 아직 잔설이 남았지만 봄비에 물기를 머금은 꽃망울은 홍매가 쌍으로 피어나는 동리에 초경을 겪은 부끄럼쟁이 숫처녀 지리산에서 꽃샘바람이 불어 와 섬진강변 매화가 필똥 말똥하니 서울서 날 보러 오는 우리 님도 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는구나 2012.03.23. 시 2012.03.27
알 수 없는 여자의 마음 알 수 없는 여자의 마음 봄이 오는가 했더니만 꽃샘바람이 들이 치고 봄바람은 여자의 마음 여자의 마음은 갈댄가 같이 있어 달라하여서 친구가 되어 주었었고 이유 없이 좋아하니까 서로가 사랑 했었는데 군대 가면 고무신 거꾸로 신을 건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살 건지 지금은 .. 시 2012.03.15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항도 부산엔 조매해선 눈이 안 온다는 걸 모르는 서울 총각은 첫눈 내리면 만나자던 부산 가시내 말만 믿다가 그해 겨울 내내 헛물만 켰다 2012.03.14. 시 2012.03.15
물갈이Ⅱ 물갈이Ⅱ 물 갈아 먹으면 배탈 나는데 하면서도 물이 좋지 않으니 물갈이 하는 수밖에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똥 강이 되었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도 썩고 또 썩었다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데 河口댐을 뭐한다고 만들어 가지고서는 2012.03.13. 시 2012.03.13
원초적 불안 원초적 불안 인간들은 막판에 다다랐어야 비로소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 목숨 줄을 무신론자들은 운명이라 여기고 신자들은 하나님에게 맡기지만 너무나 겁이 많기에 숨을 거두는 날까지 못 미더워하며 불안에 떨기 마련이다 2012.03.13. 시 2012.03.13
봄기운 봄기운 햇볕이 담벼락에 내리 쬐면 조무래기들이 모여서 딱지치기를 하고 철쭉 주목 회양목 잎이 노루끼리 하다가 연초록색을 띠기 시작하면 새싹이 움을 트고 흰나비 노랑나비가 너울거려 봄바람이 살랑인다 시냇가에 버들강아지도 일렁이는 물결 따라 쫄랑거리며 따라다닌다 2012.03.12.. 시 2012.03.12
봄은 다시 돌아오고 봄은 다시 돌아오고 여름날 푸르던 잎사귀들이 단풍으로 물들어 가을되고 흰 눈이 와서 겨울이 되면 머리카락도 하얗게 바랜다 손자와 손녀들이 태어나면 봄은 다시 와서 꽃이 피고 자자손손 만대로 이어가도 역시 꽃이 피고 봄은 온다 2012.03.03. 시 2012.03.03
참살이 참살이 수레바퀴는 돌고 물레방아도 돌아 봄은 돌아오건만 시냇물은 흐르고 인생도 늙어가서 돌아오지 못하니 식사량을 줄여서 뱃속을 비워두면 몸이 가벼워지며 욕심일랑 버리고 남에게 양보하면 마음이 맑아진다 2012.03.03. 시 2012.03.03
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 얼음장 밑 개울물 흐르는 소리에 눈 속의 복수초 꽃망울이 터지고 아침에 일어나 창문 여는 소리에 베란다의 홍매화가 피어나는구나 3․1 운동 만세 소리에 버들가지가 눈을 터고 유치원 문 여는 소리에 개나리가 피어나는구나 2012.03.01. 시 2012.03.01
사랑의 진실 사랑의 진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들 하는데 사랑에 무슨 자격이 필요할까마는 위대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기 마련이다 사랑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빨리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너무 일찍 비극의 씨앗이 싹 터서 결국에는 동반자살까지.. 시 2012.02.24